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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메타버스가 무엇인고? (그저 뇌과학 이야기)

C빌런 2022. 5. 2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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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국의 여파동안 사람 간의 만남이 줄어들면서 초고도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 중 빠지지 않는 분야가 생겼다. 메타버스라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추상'의 '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이다.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의문이 든다. '그래서 메타버스가 도대체 뭔데?' 대부분 나와 같이 단어의 뜻만 알고 정확한 이미지라, 심상, 느낌이 떠오르지 않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오늘의 인간을 만든 두 가지」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의 저자이자 뇌과학의 첨단에 서있는 '리사 펠드먼 배럿'은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지구의 여러 환경에서 광범위하게 살아남는 이유는 인간의 뇌가 가지는 '복잡성'과 '추상화'능력에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로 구성된다. 우리가 코를 파기 위해 손을 움직이고, 운동을 하고, 배고픔을 느끼면 음식을 찾고, 자다가 가려우면 등을 긁는 것과 같은 신체의 모든 활동이 광범위한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결되는 현상. 곧, '배선'이 발생하면서 이루어지게 된다.

 

  인간은 '배선'이 불완전한 상태로 엄마 배를 나와서 세상을 맞이한다. 그리고 우리는 강아지를 보는 것, 말을 듣는 것, 글을 배우는 것, 걷는 것, 말을 하는 것, 이유식을 떼고 쌀밥을 먹는 것, 친구를 사귀는 것, 동생과 싸우는 것, 입시를 위해 공부하는 것, 책을 읽는 것 등과 같은 활동을 경험하면서 주로 사용하는 '배선'을 생성해 나간다. 인간의 뇌는 이런 무수한 '배선'들을 연결하여 세상을 예측하고 행동을 하며 살아간다. 이것이 인간의 뇌가 가진 '복잡성'이다.

 

  또한, 인간의 뇌는 무수히 들어오는 정보들을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 중 비슷하거나, 동일한 것들은 합치고 요약을 하기 시작한다. 추가로 들어오는 비슷한 정보들은 같은 하나의 '타이틀'로 분류되어 인지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그림이나 사물을 그 자체보다 특정한 의미를 도출하여 인식하게 만든다. 이것이 '추상화'의 과정이다.

 

  말이 어려웠다. 당신이 만약 아이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라. 거실 한구석에 삐뚤삐뚤한 형체 3개가 그려진 그림을 액자에 걸어두었다. 당신은 바쁜 일을 마치고 잠시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문득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특한 생각에 미소가 그려진다.

 

  그림의 삐뚤삐뚤한 형체 3개는 당신과 배우자, 그리고 자녀를 표현한 것이다. 아이에게 그림을 받을 당시 그림이 당신의 얼굴과 배우자의 얼굴을 닮지 않았어도 얼추 얼굴 비슷한 형태와 뿌듯해하며 칭찬받고 싶어 하는 아이의 얼굴을 통해 '가족 그림'임을 인지할 수 있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그림을 보는 당신은 '아이가 가족 그림을 주던 기억'과 '아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더해져 그림을 '행복한 나의 가정'을 뜻하는 의미로 '추상화' 해낸다. 사실, 방금까지의 글을 읽으면서 의미를 이해하고 '따뜻한 가정'을 떠올렸다면 그 행위 자체로 당신도 모르게 '추상화'에 성공한 것이다.

 

  인간의 '추상화'의 능력은 다른 동물들에게 없는 하나를 창조하게 만든다. '사회적 현실'이다. 한없이 펼쳐진 대지 위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국가'라는 개념을 만들고 서로를 구분하며 '국민'들은 '국가'에 속하는 인간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동의한다. 사람을 죽이는 행위에 '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처벌을 하고 구성원들 역시 '법'의 의미를 알고 동의한다. '대통령'이라는 우리 국가의 최고지도자라는 개념을 만들고 국민들은 그 사람을 '선거'라는 방법을 통해 선출하기로 합의한다. '국가', '국민', '법', '대통령', '선거'라는 것은 모두 인간이 추상화하고 서로 공유하여 만든 '사회적 현실'이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다시 '메타버스'로 넘어간다. 다음 영상은 크리에이터 '드로우 앤드류'님과 DOB스튜디오 대표이사님의 인터뷰 영상이다.(링크는 없으니 나중에 유튜브로 찾아보시길)

앤드류 유트브 가상인간 썸네일 화면

  당신의 어릴 적 자라온 환경에 '스마트폰'이 없고, '유튜브'가 없고, 'VR'이 없다면 당신은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뇌신경세포의 '배선'에는 그런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당신이 어른이 되고 나서야 '스마트폰'과 '유튜브', 'VR'이라는 것이 등장하며 인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당신의 연령이 높을수록 사람을 만난다는 의미는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하는 의미가 당연할 것이다.

 

  지금의 자라나는 세대(10대, 20대 초반?)는 메타버스를 설명할 수 없을지 몰라도, '우리가 회사에서 일을 하면 돈이 나온다는 개념(예시)'처럼 당연하게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은 엄마 아빠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틀어주었다.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그런 기기(스마트폰, VR기기)들을 통해 '제페토'와 같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친구들과 자주 만난다. 그들의 뇌는 사람과 만난다는 행위의 '배선'에 '가상현실의 경험'도 포함된다.

 

  지금 세대와 더 연령이 높은 세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신들의 '배선' 차이에서 발생한 '사회적 현실'을 보유하고 있는가? 아닌가? 의 차이일 것이다. 역시 말이 어렵다. 혹시 '디지털 장의사', '미스터리 '쇼퍼'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무슨 단어일까? 일단 장의사와 쇼퍼라는 말이 직업 이름인 것 같기도 하다. 디지털 장의사면 인기 없는 사이트 없애는 건가?, 쇼퍼가 구매자 아닌가.. 그럼 의미심장한 구매자?... 분위기 장난 아닌 고객님?...(답은 직접 인터넷에 검색해서 찾아보시오)

 

  당신이 '디지털 장의사', '미스터리 쇼퍼'이거나 친한 지인이 그런 사람이라면 이해가 쉽지만(배선이 존재), 이 직업은 주변에서 찾기 쉬운 직업이 아니기에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떠오르기 힘들다(배선이 없음). 당신의 '사회적 환경'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이게 '메타버스'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이냐? 요지는 메타버스를 이해하려면 당신도 경험해 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렵게 글을 읽었더니 뭔 개소리야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당신의 뇌의 '배선'이 정렬되려면 그럴만한 정보가 당신을 자극해 주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의 뇌가 학습하는 방법은 물리적이지 않고 간접적으로 하는 경험도 있다. 한 가지 예시로, 유튜버 '우왁굳'이 만든 '왁타버스'라는 VR가상세계가 있다. 그 가상공간에서 사람들이 '아이돌'도 하고(실제 음원을 발매하고 멜론 차트 100위에 들었다), '뮤비'도 만들고, 소통하고, 참여하고 결과물을 감상한다.

 

  그 사람들에게 왁타버스는 '사회적 현실'이다. 그들이 즐기고 노는 모습을 보면 메타버스라는 '사회적 현실'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말 메타버스가 무엇으로 구성되고 메타버스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와 같은 고차원적인 물음을 요구하시는 분들은 '메타버스'라는 책을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경험을 통해 배운다'라는 말에 대한 장황한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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