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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에너지 문제가 중요한 이유 (from. 더 뉴맵)

C빌런 2022. 5. 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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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지역에서 일어난 큰 갈등으로 인해 요즘 휘발유가 L당 2,000원을 넘겨버렸다.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센터(KESIS)에서 '현 상황'과 관련하여 전쟁이 장기화로 인해 제제가 지속될 것이고(공급의 제한), 코로나19 여파가 안정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생산활동이 점점 증가하고 있음에 '원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서 당분간은 고유가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였다. 짜증 나는 이야기이다. 

 

  예전 '오일쇼크'를 통해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너지'의 정치화가 가능한 것을 알게 되었고,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에너지' 생산국의 정치적 상황과 스탠스에 주의하며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하다 보니 나는 에너지가 중요하다는 사실만 알 뿐, 정작 어느 나라가 에너지의 패권을 쥐고 있고, 그 흐름과 갈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그나마 이런 생각도 유튜브를 보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중·고등학생 시절, 사회 교과서에서 '오일쇼크'를 통해 석유에너지의 최대 생산지역은 '중동'이고 'OPEC'이라는 석유관련 수출국들의 회담을 통해 석유 가격이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국제유가를 대표하는 지표는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 가장 고품질 원유, 전 세계 석유 가격 형성에 영향력이 큰 원유

 - 브랜트 유(북해산 원유) : WTI에 비해 저품질 원유, 유럽과 아프리카산 원유 가격의 기준

 - 두바이 유(중동산 원유) : 중동에서 생산되는 저품질 원유, 우리나라 수입 석유의 대부분을 차지


「나만 몰랐던 에너지 시장의 변화」

  위의 지표기준을 통해보면, 미국산 석유가 세계 석유 시장가의 지표가 될 정도로 석유가 많이 생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분명 학생 시절에는 미국은 석유 최대 수입국이고, 중동 석유가 최대 수출국이라고 들은거 같은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제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국내 석유에 대한 수요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석유를 수출하던 국가에서 부족한 석유를 사 오는 국가로 바뀌고 말았다.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라도 '중동'은 미국에게 중요한 지역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우리가 중동지역과 관련한 뉴스를 들을 때 마다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그런 미국에서 2000년대부터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었다. 2008년 미국 석유 생산량은 하루 500만 배럴로 197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점점 해외에 대한 에너지 수입 의존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점점 커지고, 공급하기 위한 수입량도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석유의 가격은 점점 오르게 된다. 이런 상황은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 큰 위협으로 작용하였다. 

 

  이런 와중에 세계의 에너지 안보지형을 바꿔버린 대사건이 터진다. '셰일가스', '셰일오일' 혁명이다. 기존의 석유를 뽑아내는 지층보다 더 아래 '셰일층'이라는 지반이 있다. 문제는 '셰일층'은 너무 단단해서 뚫기 어려울뿐더러 너무 깊은 곳에서 원유를 뽑아내야 하기에 경제성이 없었다. 

셰일자원과 기존 화석연료 채굴 차이

  그러나 셰일층 자원에 대한 가능성을 눈여겨 본 도전적인 기업가들이 있었고, 그들에 의해 채굴기술이 발전하면서 미국은 '셰일자원'의 상업화에 성공한다. 생산량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였고 2008년 60%를 차지하던 미국이 대외 에너지 의존도는 2019년 3%수준으로 떨어지며 오히려 에너지 수출국이 되어버린다. 


「에너지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

  그동안 세계 석유시장을 휘어잡던 OPEC의 권력이 분산되는 순간이 되겠다. 에너지 최대 생산국으로의 미국의 변화는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에너지 지형을 바꾸어 놓게 된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경우 필연적으로 에너지는 수입에 의존할 수 박에 없다. 그런 상황에 미국산 LNG(액화 천연가스)와 원유의 대규모 수입은 다른 공급처와의 가격협상에 있어 우리나라에 유리한 선택지를 유도하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했다. 

 

  이것은 미국이 동맹국들로 하여금 에너지 안보에 대한 안정성을 제공해주는 한편, 그만큼 미국에 더 의존하는 공고한 형태로 유도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미국의 변화는 새로운 갈등을 야기해 낸다. 

 

  유럽은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공급할 정도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견제하기 만들어진(정확히는 소련이지만) NATO에 속한 서유럽 국가들에게 난처한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러시아에게는 에너지 질서를 통한 강대국 지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셰일혁명'은 러시아의 에너지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 유럽 에너지 시장에 대한 주도권이 약해지면 러시아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분야 소득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국제정치적인 러시아의 입지도 자연히 약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시아는 미국의 유럽 에너지 시장 개입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만 보아도 국제정치적으로 에너지 분야에 대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닌 듯하다. 국가적인 규모를 떠나서 우리가 각자 개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의 미래를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맞기는 행위는 위태롭고 현명하지 못하다. 

 

  미국산 LNG이냐, 러시아산 천연가스이냐의 선택지는 그저 누구 것을 선택하냐의 문제일 뿐 본질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독일에서는 새로운 대안으로 '신에너지' 정책을 들고 나온다. 화석에너지 시대를 무너뜨리고 재생에너지를 통해 이루는 새로운 에너지 질서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명분도 매우 좋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지구의 '기후문제'에 대해 정말 많이 들어왔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지구가 앓고 있는 이상기후에 따른 문제를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친환경', '자연친화적인' 에너지 기술의 발전과 정책은 좋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기회임과 동시에 에너지 의존을 해결할 수 있는 혜안이다. 

 

  독일은 '신에너지' 분야의 선두주자 답게 '원자력 발전소' 전면 폐기화를 결정함은 물론, 신에너지의 비율을 점점 높이고 있다. 문제는 독일 주도로 하여 유럽 내에서 이런 분위기가 형성이 되고 있고 수입수출 관련해서도 유럽연합 주도의 신에너지 정책이 결정되면서 유럽과 통상을 맺은 여러 나라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신에너지'에 대한 세계화의 흐름이 결정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우리가 귀에 닳토록 '신에너지 정책' 운운하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맞추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보급·촉진법'이 법으로 책정되었고, 2034년까지 최종에너지 기준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25.3%, 발전량에서의 비중을 25.8%로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과연 신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독립을 실현할 수 있을까? 세계의 '신에너지'에 대한 흐름으로 넘어갈 경우 지금의 에너지 질서는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인가? 매우 궁금하다. 일단 다시 책을 좀 더 읽어보고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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