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사색가 C Villain
(4) 현대사회에서도 중요한 지리문제 (from. 지리의 힘) 본문
의 책에서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나라마다 처한 국제정치적 시각에 대해 짧게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런 에너지 문제가 결국 발생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무엇일까? 다름 아닌 각 국가가 자리 잡은 위치. 지정학의 문제이다.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 사람은 지정학은 단순히 위치 또는 지리에 국한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표준국어대사전 정의에 의하면 지정학은 다음과 같다.
이에 더하여 저자 '팀 마샬'은 산맥, 천연 장애물, 하천망 같은 물리적 환경에 더하여 기후, 인구 통계, 문화권,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포함한 좀 더 넓은 개념에서 접근하는 국제정치적 시각이라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한 나라이자 천연가스, 석유 등 에너지의 이점을 누리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에너지 공급 문제에 있어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에 속한 서유럽 국가들을 길들이기 위해 에너지 정치화를 꾀할 수 있는 유리한 지점에 서 있다.
러시아에 있어 안보 문제는 에너지 분야에서보다 물리적 지형 자체에서 기인하는 것이 더 크다. 유럽과 아시아를 구분하는 기준은 러시아의 3분의 1지점에 있는 남북으로 뻗어있는 거대한 '우랄산맥'이다. 지정학적으로 우랄산맥 서쪽은 '유럽' 동쪽은 '아시아'로 구분 짓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 우랄산맥'까지 광활하게 펼쳐진 '북유럽 대평원'은 러시아에 있어 지형적인 안보 문제를 선사한다. 평원은 말 그대로 몸을 숨길 곳 없는 평탄한 지형이다. 방어자의 입장에서 산맥의 골짜기 한 곳을 막는 경우와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광활한 초원 한복판을 막는 경우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누구든지 유추하기 쉽다.
방어자의 입장에서 러시아는 지형을 고려했을 때 미군과 NATO를 막아서는 최적의 위치는 '붉은 화살표'로 칠해진 지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유럽 중앙부의 '카르파티아산맥'에 의해 그나마 좁아지는 평원의 길목을 점거하는 것으로 방위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위의 화살표 지점은 현재 '폴란드'의 영토이며, 아래 화살표는 '몰도바(우****나 옆 나라)'의 영토이다. 그리고 두 국가는 현재 러시아와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사이가 좋지 않다고 무작정 쳐들어갈 수 없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국가의 이미지(소프트파워)가 점점 강해지는 시대에 명분 없는 전쟁은 국제정치적으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몰도바'와 인근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중요도가 필수적으로 증가하는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부동항(얼지 않는 항구)'의 문제이다. 러시아가 해상에 대한 경제적 안정, 해군력 행사를 위해서는 사계절 운용이 가능한 '부동항'이 필요하다.
그리고 러시아가 사용 가능한 부동항은 아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유럽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이다(크림반도는 '우***나'로부터 빼앗은 것이다). 몇 안 되는 '부동항 확보', '지리적 방어 이점'은 흑해 북쪽 연안을 러시아의 영향권에 반드시 두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그렇기에, 러시아 정부에게는 안보를 위한 '마지노선'이 정해져 있다. 두 지역이 러시아의 영향권에 없더라도 적어도 'NATO'에 속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다. 지구 반대편에 사는 우리가 느끼기에는 가벼운 문제인 것 같지만 '두 지역이 NATO의 영향권에 속하느냐 아니냐?'는 러시아가 '안보 공포'를 체감하는 결을 달라지게 만든다(러시아의 최근 행동을 통해 알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의 여러 국가는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인해 NATO, 서유럽, 미국과 관계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 비극은 여기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왜 이렇게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에 사는 내가 보기에 현대의 '프랑스', '영국', '독일 유럽의 이미지를 생각해 봤을 때 갑자기 '러시아'로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생각은 '우리나라'를 생각해 보니 이해가 되었다. '일본'은 여러 문화사업으로 서방세계로부터 국가 이미지가 좋은 나라이다. 만약 우리가 북한과 중국의 견제 일환으로 '일본'과 '공동안보 체제'를 구성하여 군사적 효율성을 위해 '육군'을 증강하고 '해군'은 줄이자고 말하는 정부가 생긴다면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돌부터 날아갈 것이다.
냉철하게 서로의 안위만을 생각해야만 하는 환경, 국제정치는 '서로를 믿지 못한다'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글을 적고 있는 나도 이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인류의 평화·사랑·헌신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분명하다. 그러나 '국가 대 국가'의 문제는 '낭만'을 찾기에는 흘리게 될 '피'를 생각해야만 한다.
간다효님의 유튜브를 즐겨보면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의 정책으로 인한 피해의 책임은 그 정치인을 뽑은 국민에게 있다', 솔직히 나는 아직 '정치가 어떻고 정책이 저렇고' 얘기를 할 정도로 똑똑하지 못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국제정치 교양서적과 유튜브를 통해 지구에서 대한민국이 살아남으려면 외교적으로 똑똑한 선택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지형학적 문제와 이 문제가 서쪽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크게 다른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떠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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