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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나라와 가까운 에너지 안보 문제 (from. THE NEWMAP)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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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나라와 가까운 에너지 안보 문제 (from. THE NEWMAP)

C빌런 2022. 6. 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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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유럽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안보와 국제정치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배운 글을 적었었다. 오늘은 중국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솔직히 책이 너무 두꺼워서 지금은 중동 파트를 읽고 있는데, 언제 다 읽을까 싶으면서도 생각보다 국제정치와 에너지 문제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실이 재미있어서 책을 중단할 수가 없다. 

 

  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해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중국은 '일대일로'라고 하여 중국을 중심으로 한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무역로를 만들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와 관련해 에너지 문제가 역시 중요하다. '일대일로' 중 '일로' 즉, '바다를 통한 길'을 연결하는 전략에서 중국은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 일대일로 정책 뉴스화면

 

  중국이 추구하는 바닷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위 '진주 목걸이'라 불리는 중국을 위한 해외 항구(군항 포함)가 개척되어야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무역 운송량 대부분이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에 통해 들어오는 사실에서 바다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필수적이다.   

 

  해상 직업종사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국제 해양법상 '영해'는 영토 기선으로부터 '12해리(약 22km)', EEZ(배타적 경제수역)은 영토 기선으로부터 200해리(약 300km)이다. 문제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주장하는 영해의 기준이 해양 국제법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15세기 명나라의 '정화'제독의 대항해라는 역사적 사건을 근거로 삼아 '남중국해'의 90%에 이르는 바다를 중국의 바다로 주장하고 있으며(남해구단선), 산호초들에 막대한 토사를 들어부어 군사적 목적의 '공항'이 들어설 수 있는 인공섬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당연히 이런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은 국제세계에 인정받지 못하며, '남중국해'를 공유하고 있는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현실적으로 동남아시아와의 갈등이라면, 중국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미국과 이해관계가 엮여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문제로 다가온다. 

 

  중국은 왜 이렇게 '남중국해'에 집착할까?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어업자원, 대량의 심해 천연자원 매립 가능성 같은 말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중국이 경제 대국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중국은 근 30년간 공산당 정부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계획경제'가 성공하면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제조업이 엄청나게 성장하면서 중국 내부에서 '에너지(석유, 천연가스 등)'에 대한 수요는 국내 공급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하였고, 지금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 수입의 대부분 의존하는 경로는 '말라카 해협'를 통해 '남중국해'로 들어오는 해상무역로이다. 중국은 '미국'의 '주권침해'에 대해 항상 경계하고 있으며(인권문제, 소수민족 탄압 등 중국 사회 분열 조장), 안보적 대립이 발생했을 시 해상무역로 봉쇄를 통한 에너지 안보위기 역시 주의하고 있다.  

  

  그렇기에 중국 공산당 정부의 '일대일로' 전략은 비대해지는 중국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육상으로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와 사이를 좁혀  '에너지' 수입량을 확보하고,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해 해상 에너지 유입을 안정화시킨다(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에너지 공급 문제는 정치문제로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목표 실현을 위한 '해군력 양성'과 '군사거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중국의 '꿈'이었고 현실은 녹록치 않다. 미국은 공해에서 선박의 '자유항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모든 국가의 자유항해 권리를 침해하는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유항해'이지만 정치질에는 목적이 없는 것이 없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미국의 안보에 대한 도전이다. 미국을 부르는 별명 중 '세계의 경찰'이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세계의 치안을 담당하는 정의로운 역할을 맡겠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본질적인 뜻은 지구의 어느 곳이든 미국이 원한다면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주는 것이 미국의 '해군'이며, 미국은 세계 각 지역마다 '사령부'와 '함대'를 두어 어느곳이든 군사력을 투사하여 절대로 전쟁의 불씨가 미국 본토까지 오지 못하게 미리 막는 것이 목적이다. 즉, 지구의 바다에서 미군이 가지 못할 곳이 없어야 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이다. 

 

미 해군의 해역별 관할구역

 

  그런데 중국이 '남중국해'를 막아버리면, 미국은 '인도양'과 '태평양'에 대한 안보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 중국도 현실적으로 해상에서 미국을 완벽히 몰아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기에,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와 송유관 증설을 통한 에너지 유입을 늘리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단순히 '안보' 갈등으로 묶기에는 서로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갈등이 발화 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와 심리학 서적들을 읽다 보면 국가의 행위는 결국 인간의 행위이며,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다. 

 

  사람들은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이뻐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익이나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명백해도 순간의 감정에 의해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결정을 내린다.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혹시나 '남중국해'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이 대부분의 사람들을 충동적으로 몰아간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경악스러운 일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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